초등학교는 한 번 뿐이야. 신나게 놀아! ☞ (feat. 조현초, 닭 & 잣)
초등학교는 한 번 뿐이야. 신나게 놀아! ☞ (feat. 조현초, 닭 & 잣)
법문이 따로 없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신나게 놀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분들에게
조현초등학교는 정답과도 같은 곳입니다.
평일 학교에 가고도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학교에 놀러 가고 싶다는 말이
딸 아이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재밌습니다.
조현초에 오기 전 쉬는 날에는 늘 다른 곳으로 놀러가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 조현초 닭장 옆 창고에 그려진 법문? 신나게 놀랍니다.ㅎ -
어제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에게서 까톡이 왔습니다.
학교 닭장에서 놀고 있다며...
모이로 뭘 주고 있나 물어보니 잣이랍니다.
'아니, 잣이 어디서 났냐?' 물으니 학교에 떨어진 잣이 많다는 것입니다.
아내도 잣나무와 소나무를 구별할 줄 모르는데 딸아이가 잣나무 솔방울이라면서 잣을 꺼내더랍니다.
- 창고에 그려진 누나와 남동생처럼 사이좋게 잘 놉니다.^^ -
그렇게 꺼낸 잣의 껍질을 돌로 때려 까낸 후 알맹이 (잣)을 모이로 주고 있습니다.
작은 아이는 알로에 페트병으로 까고 있습니다. (안까집니다. ㅎㅎ)
날이 어둑해질 무렵 떨어진 솔방울을 주어 담더랍니다.
'뭐 할 거냐?' 물으니 닭 모이로 줄 거라면서 집에서 깔 거라고 합니다. -__________-;;
- 전 할매 같은 우리 딸의 저런 폼을 참 조아라합니다.ㅎ -
집으로 돌아와 옷 갈아입고 닭에게 줄 모이 만든다며 솔방울에서 잣을 분리하고 있습니다.
이 무슨 정성인지...
'엄마, 아빠 좀 먹으라고 줘봐봐.' 했더니...
학교 잣이니 학교 닭 줘야 한답니다. -_____-;;
조현초등학교는 우리 딸에게 천국입니다.
전학을 오기 전 시골에 가면 닭, 토끼, 기타 동물 들을 키우기로 했습니다.
아파트에서는 불가능했던 것들이라 시골가면 꼭 해주겠다고 약속했던 것들입니다.
대신 새끼를 분양받아 키울 생각이라 내년 봄부터 키우는 것으로 했습니다.
내년 봄이란 말이 기다리기 어려운 시간일건데...
이미 집 근처에 길고양이가 있어 이 아이들 밥 주는 재미로 사는데...
학교 안에도 딸이 좋아하는 강아지 (뭉치와 댕댕) 그리고 닭이 있습니다.
이러니 토요일, 일요일에도 학교에 놀러가고 싶은 것이겠지요.
선생님과 친구들도 너무 좋다고 하지만 아마도 저희 딸에게는 강아지와 닭이 더 큰 재미를 주고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평일에도 수업 끝나면 뭉치와 댕댕이, 닭들 보러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학교에 가자고 조릅니다.
어제 정성껏 까 만든 모이, 잣을 닭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입니다.
안 따라 나설 수가 없습니다.
제가 따라나서 가보니 닭들 이름도 지어놓고...
닭이 자기 좋아해서 부리로 손을 쪼아대지 않는다고 자랑을 합니다.
작은 아이는 닭에게 모이 주다 부리에 손이 좀 쪼이더니 놀라서 말 타고 놉니다.
이랴~ 이랴~
조현초등학교는 아이를 키워주는 커다란 숲입니다.
딸아이가 잣을 주웠다는 운동장 한 쪽에 있는 커다란(?) 숲으로 한 번 가봅니다.
그냥 쓱 보면 별 볼일 없는 곳일지 모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동식물이 존재합니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봐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시인 나태주 -
조현초는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볼수록 풀꽃 같습니다.
마음을 힐링하는 숲 같은 곳입니다.
조현초등학교는 아이를 발전시키는 곳입니다.
딸아이도 아는 잣나무를 저는 소나무와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학교에 왔으니 배워야 하겠지요.
검색을 해봅니다.
소나무와 잣나무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을...
잣잎은 다섯 개, 솔잎은 두 개 랍니다.
알고 보니 간단합니다.
잣나무 아래 떨어진 잣도 한 번 열어봅니다.
돌로 까서 잣 하나 먹어봅니다.
닭 모이 빼앗아 먹는다는 소리 들을 수 있으니 딸 몰래 먹습니다.
캬~ (잣 먹는데 술 마시는 소리가 나네요.ㅎ)
본인이 직접 노동과 시간을 들인 것이 맛없을 리가 없습니다.
특히 몰래 먹는 것은 더욱 그럴 것입니다.^^
조현초, 우리 딸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좀 놀면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