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전원생활 하러 가시나요? 아니요 조현초등학교 갑니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망능리에 우리 식구의 잠자리를 만들다.  

 

 

 

 

 

 

2017년 09월 13일.
5년 살던 의정부를 떠나 양평 용문면으로 갑니다.

 

서울서 보면 의정부도 시골인데...
동네에 살던 사람들은 왜 그리 멀리 가냐고?
또 한편으론 전원주택이라도 지어 가는 줄 알고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때마다 말합니다.
딸 때문에 가는 것이라고...

 

 

 

 

 

 

그럼 더욱더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출퇴근하기에도 먼데 왜 그리 멀리 들어가냐고...?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 식구가 용문으로 가는 이유는 우리 딸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풀벌레를 참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태어나기만 서울서 태어났지 하는 짓은 영락없는 시골 아이입니다.

 

이런 딸을 도시에 가둬두니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쉬는 날은 어김없이 동식물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특히 동물 (개, 고양이, 토끼, 뱀, 햄스터, 무당벌레 등등. 뭔들 안좋겠습니까?)을 요런 것 좋아합니다.

 

 

 

- 이사간 집 마당에서 잠자리 잡으시는 중... -

 

 

 

개미만 있어도 하루 종일 놉니다.
이런 아이이니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반 초등학교는 아이와 맞지 않습니다.
대안학교를 가려니 형편에 만만치 않습니다.

 

언젠가는 꼭 시골로 내려가리라 마음먹고 삽니다.
하지만 맘먹은 것과 현실과는 괴리감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요.

 

하지만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니 더 늦어지면 안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생활에 만족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 재미없어 하는 것이 문제지요. (같은 말인가? ㅎ)


공부는 못해도 넉살(?)이 좋아 그런지 부회장도 하고 있습니다.
(아시죠? 초등학교 부회장 아무나 하는 것. ㅠ.ㅠ)

딸에게 물어보면 적응하고 살지만 행복하진 않습니다. (원래 인생이 다 그래 임마~)

 

 

 

- 이놈이 뛰는 놈입다. 그 위에 나는 놈 있네요. -

 

 

 

그리고 세 살 된 남자 놈은 와일드합니다.
뛰기 시작하니 밑에 사는 집 (아파트 였으니)이 신경 쓰입니다.

 

아랫집에 양해를 구해도 죄송하고 원시시대부터 뛰도록 설계된 남자 놈을 뛰지 못하게 하니 더 뜁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게 사람이니...ㅎ)

 

아이를 보면 떠나야 된다는 생각과 직장인이란 현실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2017년 8월 11일 몇 년 전부터 평소 관심 있게 봐오던 조현초등학교에 방문합니다.

 

 

 

- 날이 너무 좋았습니다. -

 

- 흐린 날 왔어도 이런 결정을 했을까요? -

 

 

 

학교에 방문해 교감선생님과 미팅을 하고,
교실을 둘러보며 아이들이 썼던 시를 보는데 딱 여기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난 시도 있었고, 죽음에 관한 진지한 시도 있었습니다.


저 같으면 죽음에 관한 시와 부모를 원망하는 듯한 시를 보면
부모들이 혹시 볼까 우려해 교실 벽보에 붙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교사였음 못 붙였을 것입니다. 학부형에게 클레임 걸릴까봐서. ㅠ.ㅠ)

 

하지만 조현초등학교의 교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 사람 맘을 어찌 알까요? -

 

 

 

볼 것, 못 볼 것 다 공존하는 곳이구나.

(100이면 100 모두 그럴 것이란 생각은 절대 안 합니다. 30정도만 되어도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는구나.

 

교감선생님도 교감선생님이지만 이것이 교실의 분위기이고,

선생님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고, 아이들의 분위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결정했습니다.
옮.기.자.

 

아내도 마다하지 않았고, 딸은 더욱 좋다고 합니다.
(이 지지배는 학교에 있는 강아지에게 꽂혔기 때문입니다. 어딜 가나 동물, 동물, 동물)

 

 

 

 

 

 

바로 부동산에 가서 집을 알아봅니다.

 

그리고 소개 받은 두 번째 집을 보러가자마자

'이 집이 내가 살 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계약을 하고 입주까지 한 달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 뭘 더 바랍니까? 최곱니다. 운이 좋았어요.^^ -

 

 

 

 

 

- 하늘에 걸린 전깃줄만 봐도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

 

 

 

결정하면 팍팍팍!!

해야 하겠지요.

또 이것저것 제다가는 영영 못 갑니다.

 

후회요?

만족이요?

어딘들 이 두 가지가 공존하지 않는 삶이 있던가요?


직장에서 집까지 기본 왕복 112km.
외근 나갈 생각하면 200km가 훌쩍 넘습니다.

 

 

 

 

 

 

하지만 이삿날부터 놀고 있는 아이들 보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큰 마당은 아니지만 공 차고 놀 수 있고, 잠자리 잡으러 교외로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이곳이 교외, 시골이기 때문입니다.ㅎ

 

벌써부터 길고양이 밥 준비하고...

잠자리 잡고, 뛰놀고...

저도 뜁니다. (누굴 위해 온 것일까? ㅎㅎ)

 

 

 

 

 

 

양평라이프, 아니 용문 시골생활 보고서 틈틈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침 일어나니 그 기운부터 다릅니다.

역시 시골의 힘은 대단합니다.^^

 

아내도 아이들도 좋다고 아침부터 전화가 왔네요.^^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